1. silence is sound of time passing; I hear the silence

    보기만 해도 한숨이 터져나오는 일정을 앞에 두고 있다. metaphysics를 듣겠다고 메일을 보내는 그 난리를 쳐서 신청해 놓고는, 이제 준비하면서 벌써부터 내가 무슨일을 벌여놓은 것인지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또 이렇게 하다보면 망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toughen up 하는 것 밖에 더 있겠나. R은 내가 스스로에게 너무 폭력적이라고 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스스로에게 그렇게 폭력을 가하면서 말로만 행복해지고 싶다고 하지 말라고. 나는 입을 삐죽거리며 이게 다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건데 라고 밖에 말할 것이 없더라.

    7주간 텅빈 3bed flat에 혼자 살게 되었다. 배웅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고 차를 한잔 마시고 나니 나는 혼자였던 적이 없구나 하고 알게되었다. 늘 혼자였는데, 정작 혼자였던 적이 없다. 조용해지면 머리에 생각을 할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이 더 생기게 된다. 주변에 생명체가 줄어들 수록 머리는 청명하고 넓어서 사고의 홍수가 밀려들고, 내게는 한번도 그 많은 여분이 좋았던 적이 없다. 살아있다는 것이, 원래 이렇게 힘든것 일리가 없는데 하고 생각한다.

    그럴리가 없는데, 하고 방금 또 머리를 갸우뚱하며 생각했다. 내일 일이 있으니까 자야지. 주변에 깔린 적막이 잠을 재워주지를 않는 것이 문제다. 깨워줄 사람도 이제 없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