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y Macbe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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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집에 왜 왔니


    ” 언니 보니까 그 영화 생각나요. 꼭 같다는건 아니고, 그냥… ” 라는 소개로 주워서 본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

    수강이는 엉뚱하고 때로는 조금 모자라고 동네 미친년이고 자신을 한 번 바라봐 준 따뜻함에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해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결국은 누가 봐도 미친년인 방식으로 지만을 좋아한다. 수강이는 호빵을 좋아하고 노숙하면서 하도 안 씻어서 병희가 여섯번이나 머리를 감겨줬는데도 거품이 안나고 좋아했던 지만에 대한 복수심으로 산채로 묻어버리겠다고 하면서도 그의 집에 불이나자 다치는 것도 신경 안쓰고 지만을 구하고 놀래서 엉엉 병희에게 기대서 운다.

    나는 언젠가는 수강이 같았다. 안다. 그 사람 빼고는 다 흐리게 보였던 그날 부터 아주 오래동안 수강이 같았다. 아니다. 태생이 좀 멍청하다. 좋아하면 그저 손익도 아픈 것도 모르고 엄마가 좋아하는 파를 사오겠다고 4살때 1키로가 넘는 시장에 걸어가서 파한단 들고 쫄래쫄래 왔다. 다리에 유리가 박혔는데도 심부름으로 사온 음료수가 깨져서 미안해 했다. 아파도 맞아도 안울던 어린 시절도 수강이 같고 병희에게 기대서 엉엉 울던 것도 언젠가의 나 같다.

    병희는 죽을 기운이 없어서 못 죽는다. 청산가리 동반 자살 가서 남들 기다리다 배고파서 관두고, 자살 모임 적발되서 못하고, 목 맸더니 왠 미친년이 못 죽게 한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죽는 것이 아니고, 무너진 자신에 생활을 비관해서 죽는 것이 아니고 삶이 없어서 그럴 때가 된 것 같은데 쉽지 않다. 그렇게 미친년 수강이가 못 죽게 묶어 놓고 감금하는 바람에 또 살고, 그러다가 미친년도 돕는다. 빗속에서 악다구니를 쓰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까지 하는 건 기적이라고 절망적으로 외치는 수강에게 말한다. 우리한테나 기적이지 다들 그러고 산다고. 나는 다시 누구 좋아하긴 글렀고, 너는 이제 누구한테 사랑받기 글렀다고. 우리는 실패작이지만 지만은 아직 애니까 돌려보내자고.

    나는 또 언젠가는 병희 같다. 이러는 것 보다 죽어야 하는데, 깔끔하게 죽는 방법을 고민해 보기도 하고 바다속에서 죽겠다고 스쿠버 다이빙 면허를 따야겠다고 하기도 하고 이번 생은 나가리라고 웃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을 던지고는 한다. 그러면서도 웃고 괴로워하고 행복해하고 슬퍼하고 산다. 또 이렇게 온갖 미친년이 나오는 영화는 다 내 생각 난다며 추천을 받고 산다.


    수강이 웃으면서 죽어서 조금은 기쁘고, 병희도 잘 죽던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
    잘자라고 이리도 쓸데 없는 글을 써본다

    Posted on June 12, 2011 ()

  • hieyoon
  • yeonsu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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